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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마중
포스코 갤러리 특별기획전
2019.01.15(Tue) – 03.08(Fr)
참여작가
김근중 / 김지희 / 조세민 / 지히 / 한상윤 / 황나현

모던세화歲畵의 향연, 신년마중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액을 쫓고 복을 바라는 새해맞이 선물, 세화(歲畵). 세화는 연말연초라는 한정된 시기에 ‘벽사진경(辟邪進慶)’이라는 목적으로 사용된 전통 그림을 말한다. 신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서로 간에 주고받던 아름드리 그림들은 오늘과 만나면서 신년을 마중하는 ‘모던세화’로 재탄생되었다. 포스코갤러리의 이번 전시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강조한 동 시대 대표작가 6인(김근중, 김지희, 조세민, 지히, 한상윤, 황나현/가나다 순)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세화의 가치 위에 모던미감을 탑재한 세련된 작품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한해의 건승을 약속하는 듯 신명난 조형미를 뽐낸다고 할 수 있다.

김근중은 화중왕(花中王) 모란을 현대화된 문자 혹은 말풍선과 대치시킨다. 언어 속 메타포는 특정한 뜻을 상징하기보다, 우리 하나하나의 바람 혹은 일상을 묘사하는 듯 하다.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탐스런 모란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이자, 소통을 의미한다. 꽃이 건네는 언어, 꽃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진부한 삶이라도 자연의 이치와 우주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는다면 ‘Natural Being(原本自然圖)’ 지금-여기 그 자체의 삶으로도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김지희는 덜자란 사춘기 소녀의 가능성 있는 욕망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아름다운 색채로 묘사한다. 장식적 안경 너머에 미묘한 미소를 띤 상징코드는 마치 모나리자의 경외심에 돌을 던지듯, 언뜻 보이는 교정기와 함께 이율배반적 미감을 드러낸다. 글자와 어우러진 ‘찰나(刹那)의 미소’, 결핍을 가로지른 욕망의 언어는 텍스트(‘福’ 등)와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채워 넣는 열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욕망하는 인간이 만나야할 냉혹한 현실, 어쩌면 이 상반된 가치들이 우리를 살게 하는 동력일지 모른다.

조세민은 생경한 언어들 사이의 초현실적 조합을 통해 삶과 죽음, 현실과 가상(판타지 혹은 상상) 등의 경계를 파고들어 사유의 가능성(일종의 틈새)을 구축하고자 한다. 도덕경의 가치를 현대적 풍자언어로 대체한 회화에서부터 VR과 휴대폰 등을 활용한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번식과 진화를 반복해온 작가의 세계관은 신화 너머의 원형질(原形質) 그 자체를 추구한다. 자신의 원형 속에서 원초적 신화를 탑재한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는 새로운 우주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다.

지히는 기호화된 메타언어를 반복·재생시킴으로써 ‘LOVE_사랑’의 가치를 작품 속에 녹여낸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휴대폰이라는 가상의 세계 속에 고립된 현대인들. 그들에게 미술의 난해함은 미술자체를 일상에서 더 멀어지게 하는 원인일 수 있다. 순수한 동심을 녹여낸 상징화된 기호들은 낙서로 풀어낸 듯 함축적인 알레고리 속에서도 유쾌한 미소를 떠오르게 한다. 반복된 상징코드들은 하트, 입술, O와 X(YES or NO) 등과 같은 낭만적 동심의 언어로 구체화되었다. 팝아트와 낙서, 삶에서의 단순한 행복을 녹여낸 작품세계는 복잡한 오늘의 삶 속에 재기 넘치는 따뜻함을 선사한다.

한상윤은 가족과 연인, 친우(親友) 등의 관계성을 복을 부르는 ‘길상돼지’를 통해 보여준다. 2019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보낼 작가의 돼지 시리즈는 보는 것만으로도 ‘함박웃음’을 자아내는 묘한 힘을 가졌다. 필획에서 오는 강인한 선묘 안에 고른 듯 다채롭게 펼쳐지는 생생한 색면들은 모던세화歲畵의 향연에 걸 맞는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는 작업을 상징한다. 풍속화의 해학미(諧謔美)를 신명나는 세련미로 전환시킨 작품 속에는 현대를 긍정하고자 하는 새로움(日新又日新)의 가치가 아로 새겨져 있다.

황나현은 자연의 휴식을 대표하는 ‘얼룩말’을 통해 진선미(眞善美, 참됨·착함·아름다움)의 가치를 추구한다. 선한 눈매, 풍요를 알리는 다종의 아름드리 식물들, 안과 밖·외부와 내부의 총합을 드러낸 이번 작품들은 역동하는 삶 속에서도 자연은 교감(交感)하고 감응(感應)한다는 단순한 이치를 보여준다. 작가에게 작품은 휴식이자 안락이다. 얼룩말의 화려함은 원형의 제의를 상징하는 어머니의 표상이자 대자연 속 여성을 상징한다. 얼룩말로 대치된 현실 너머의 세계관 속에서 작가는 순수한 본성을 회복하고 우리 안의 자신을 깨우라고 속삭이고 있다.

‘기’(己)가 땅을 뜻하는 황(黃)과 만난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의 해는 돼지가 재물과 행운을 몰고 오는 의미로운 해다. 새해 행운을 비는 마음을 담았던 세화의 마음처럼, 《모던세화歲畵의 향연, 신년마중》 특별전은 마음과 마음을 잇는 따뜻한 축제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찰 올 한해, 아끼는 사람에게 선물을 보내는 마음으로 포스코갤러리의 첫 전시와 만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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